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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rlotte Trueman
Senior Writer

그때와 지금은 다르다··· 사무실 복귀를 다시 이해해야 할 시점, 핵심은 ‘기술’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를 팬데믹으로 선언한 지 10개월가량이 지났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재택근무’라는 업무 방식의 변화를 촉발했다. 그리고 이제 기업은 직원들을 안전하게 사무실로 복귀시킬 시기와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단 직원들의 심리적 불안,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 기술 투자 등을 고려한다면 사무실 복귀는 훨씬 더 복잡할 수 있다.

이미 몇 개월 전부터 이 문제를 정면으로 맞서기로 한 기업도 있다. 예를 들면 골드만 삭스(Goldman Sachs)의 영국 런던 지점은 2020년 6월 15일, 당시 가능하면 재택근무를 하라는 정부 지침에도 불구하고 폐쇄했던 사무실을 재가동했다. 물론 대부분의 기업은 직원들의 사무실 복귀 일자를 계속 연기하면서 좀 더 신중한 접근방식을 취했다.

이제 코로나19 백신 접종 시작으로 올해 안에 사무실 출근이 재개될 것이란 희망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일반 대중이 접종을 받으려면 아무리 빨라도 6개월 이상은 지나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그 후에도 기업들은 팬데믹 동안 권고된 건강 및 안전 조치를 계속 적용해 복귀한 직원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모든 직원들이 백신 접종을 받을 때까지 기다리든 아니면 사무실 복귀 전략을 더 빠르게 시작할 예정이든 관계없이, 지금은 계획을 세울 시점이다. 그리고 기업들은 사무실에 관한 직원들의 생각이 영원히 바뀌었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 

크레스톤 일렉트로닉스(Crestron Electronics)의 영업 및 운영 부문 책임자 앤드류 그로스는 “[기업은] 사무실로 복귀할 직원들이 작년 3월 사무실을 떠나야 했던 직원들과 다르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이들은 다른 유형의 직원이다. 가지고 있는 지식과 기대치 모두 다르다”라고 말했다. 

‘기술’로의 전환
협업 도구에 대한 투자가 재택근무로의 원활한 전환을 도운 것과 마찬가지로, ‘기술’은 안전한 사무실 복귀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앞으로의 워크플레이스는 2020년 3월에 떠났던 곳과는 달라져 있을 가능성이 크다. 기업들이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 직원의 건강 보호, 사무실 복귀로 인한 우려 최소화 등의 주요 과제를 해결하고자 고군분투하고 있어서다. 

물론 현실적인 해결책이 있는 과제도 있다. 예를 들면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직원 간의 거리가 가까워질 수밖에 없는 작은 회의실은 폐쇄하는 것이다. 하지만 다른 과제들은 훨씬 더 복잡하며, 이것이 기술을 찾아야 하는 이유다. 

세일즈포스(Salesforce)의 COO 겸 사장 브렛 테일러는 2020년 8월 EMEA 지역 행사에서 “리더의 관점에서 보자면 비즈니스를 재개할 때 직원과 고객의 건강 및 안전을 고려할 수 있도록 완전히 새로운 데이터와 도구가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세일즈포스는 기업과 직원들이 사무실 복귀라는 복잡한 과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플랫폼 워크닷컴(Work.com)을 출시했다. 이 플랫폼을 사용하면 직원들은 스마트폰 앱으로 (사용자 정의가 가능한) 보건 및 건강 설문조사에 응하여 건강 상태 데이터를 입력할 수 있다. 또한 원하는 사무실 근무 시간을 선택할 수 있다. 

이 밖에 앱의 이동 및 교대 관리 도구는 업무 시작 시각과 휴식 시간을 바탕으로 사무실 밀도와 사회적 거리두기를 최적화하는 일정을 제공한다. 기업 역시 서로 다른 위치의 데이터를 취합하는 동시에 지역별 코로나19 지침과 직원들의 건강을 추적하는 대시보드에 액세스할 수 있다. 

사무실 복귀라는 복잡한 과제를 해결하고자 기술을 활용하는 회사는 세일즈포스만 있는 건 아니다. MEGA 인터내셔널(MEGA International)은 기업들이 사무실 복귀를 안전하게 계획하고 관리할 수 있는 앱인 호펙스 트러스트(HOPEX Trust)를 선보였으며, PwC는 워크플레이스 계획 및 접촉 추적 앱인 체크-인(Check-In)을 개발했다. 

글로벌리치 테크놀로지(Global Reach Technology)는 기기 및 웨어러블의 데이터를 사용해 모니터링, 예측, 알림을 지원하는 크라우드 인사이트(Crowd Insights)를 출시했다. 이를테면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지키지 않거나 과밀 위험이 있을 때 이를 실시간 알림해준다.

시장조사업체 포레스터의 부사장 겸 수석 애널리스트 제임스 맥퀴베이는 이러한 도구들이 재가동되는 사무실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겠지만 이는 새로운 워크플레이스 정책과 함께 배포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많은 기업이 사무실 책상 수를 줄일 계획이라고 해보자. 예를 들어 업무 일정 조율, 자리 배치와 같은 안전한 사무실 사용을 위한 명확한 정책이 없다면 도구가 얼마나 효율적인지는 중요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맥퀴베이는 “또한 회의실을 공유하는 방법에 관한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과 정책도 필요하다. 많은 기업들이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도구를 원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여기서 도구를 단기적인 솔루션으로 여겨서는 안 된다고 그는 지적했다. 맥퀴베이는 “조직들이 도구를 사용해 일시적인 정책만 시행하는 게 아니라 문화를 바꿔야 한다”라고 전했다. 

‘사물인터넷(IoT)’의 역할
451 리서치의 IoT 부문 수석 애널리스트 이안 휴이는 안전한 사무실 복귀를 지원하는 기술과 관련해 스마트 기술과 IoT 장치가 이미 활용되고 있는 디지털화된 공장과 제조시설로부터 힌트를 얻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에 따르면 공장에서는 생산 라인에 IoT 기술을 사용하여 기계 고장에 대응할 뿐만 아니라 이를 사전에 예방하기도 한다. 이를테면 스마트 카메라는 기계의 다이얼을 확인하고 다이얼에 예상치 못한 측정값이 뜨거나 비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경우 이를 직원들이 처리할 수 있도록 알림을 전송한다. 

스마트 카메라는 IoT 센서이자 프로세싱 플랫폼 역할을 모두 할 수 있으며, 이제는 기기 자체에서 머신러닝 프로세스를 수행할 수 있기도 하다. 

휴이는 사무실이나 다른 공공장소에서 스마트 카메라를 사용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모니터링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카메라에게 두 사람이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어야 하는지를 학습시킨다. 그리고 두 사람 간의 거리가 너무 가까워지면 카메라는 이를 인식하고 알림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단 카메라가 사람들을 식별할 필요는 없다고 휴이는 강조했다. 단순하게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지키지 않았다는 것을 알리는 게 중요하다고 그는 덧붙였다. 

이와 마찬가지로 건물 입구에서 카메라를 사용해 직원 및 방문객들의 마스크 착용 여부를 감지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사람을 감지하면 문을 열지 않는다. 6개월 전에는 기계의 다이얼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고 알려주던 카메라가 이제는 직원들의 마스크 착용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다.

휴이는 팬데믹 초기 기업들이 협업 도구에 재빠르게 투자한 것처럼 사무실 복귀 시에도 많은 기업들이 IoT 장치에 재빠르게 투자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팬데믹 이전에도 451 리서치는 기업들이 기본적인 IoT 기기, 특히 카메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러한 수요 증가에 대응하고자 산업용 머신러닝 및 예측 유지보수 도구를 개발하는 몇몇 스타트업들이 현재 학교, 호텔, 사무실, 기타 공공장소 등의 비-제조 시설을 대상으로 하는 기술을 추가했다. 그는 “많은 제공업체들이 이전에는 이런 것들을 신경 쓸 필요가 없었던 곳에서 수요가 증가하고 있음을 목격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지속적인 고려사항
만약 적절한 기술 솔루션을 갖추지 않는다면 기업들은 사무실 복귀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기술 외에도 지속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은 많다. 

‘복귀한 직원들의 심리적 불안(Returner anxiety)’은 기업들이 민감하게 반응해야 하는 매우 현실적인 직원 복지다. 2020년 5월 여론조사기관 유가브(YouGov)가 CPID의 의뢰를 받아 영국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44%는 코로나19로 인한 건강 위험 때문에 복귀를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31%는 통근을 걱정한다고 응답하기도 했다. 

이러한 심리적 불안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최근인 2020년 11월 RF(Resolution Foundation)이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영국인 가운데 3분의 1 이상이 여전히 직장에서의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일즈포스의 EMEA 행사에서 프랭크 리쿠르트먼트 그룹(Frank Recruitment Group)의 사장 조 모리스는 사무실 복귀와 관련해 더 넓은 차원에서 본 고려사항과 이를 어떻게 대응했는지에 관해 언급했다. 

그에 따르면 전 세계 도시에 지사를 두고 있는 프랭크 리쿠르트먼트 그룹은 작년 1월부터 상황을 긴밀하게 모니터링했으며, 지역 및 국가 지침을 확인하면서 변경사항을 모니터링하는 전담팀을 구성했다.

모리스는 “지역 및 국가 지침상 사무실 재가동이 안전한 수준에 이르면, 해당 지사와 논의를 시작했다. 또 전 직원을 대상으로 사전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사무실 복귀에 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서다. 이는 단순하게 ‘사무실이 열렸으니 모두가 다시 돌아갈 수 있다’라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사무실 복귀를 시작할 때 처음부터 자발적으로 ‘내일 복귀하겠다’라고 말하는 직원들은 소수다. 그래서 우리는 사무실 복귀 접근방식을 수정했다”라고 말했다. 

또한 기업들은 직원들이 사무실에 오는 방법도 고려해야 한다고 모리스는 덧붙였다. 예를 들어 런던에서는 약 53%가량이 버스나 기차로 출근하는 반면, 나머지 지역에서는 약 17%만 버스나 기차를 이용한다. 만약 전자에 위치한 사무실이라고 가정할 때, 대중교통을 축소하거나 피하라고 권고하는 정부 지침은 사무실 복귀의 또 다른 어려움이 될 것이다. 
 

‘사무실’에 관한 장기적 전망
이러한 상황을 감안한다면 사무실을 재가동한다고 해서 모든 직원들이 갑자기 첫 주부터 책상에 앉아 업무를 시작하진 않을 것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과 사무실 공간 제한 등으로 인해 일부 직원들만 선택적으로 출근하고, 재택근무하는 동료들과 원활하게 협업하는 ‘하이브리드 사무실’이 등장할 가능성이 크다. 

그로스는 이 변화를 받아들일 준비가 된 여러 고객들과 이미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고 밝혔다. 크레스톤은 줌과 마이크로소프트 팀즈 등의 도구를 통해 온라인 회의를 촉진하고 자동화하는 하드웨어를 제공한다. 

그는 불과 1년 전에는 크레스톤 제품을 판매하기 앞서 줌과 팀즈와 같은 협업 플랫폼을 설명해야 했다면서, “이제는 모두가 팀즈와 줌 전문가”라고 농담을 건넸다.

단기적으로 보자면 ‘하이브리드 사무실’은 사무실로 출근한 일부 직원들이 6피트 간격으로 떨어진 책상에 앉아 마스크를 착용하고 화상통화를 한다는 점만 제외하면 2020년의 업무 방식을 대부분 모방할 것이라고 그로스는 예측했다.

장기적으로는 ‘어디에서나 일하는(Work From Anywhere)’ 문화가 새로운 표준이 될 것이며, 단 기업들은 여전히 대도시 가까이에 위치한 협업 공간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그는 예상했다. 그로스는 “팀끼리 모여야 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이때 직접 운전하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해 이러한 협업 허브에 갈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휴이도 이에 동의하면서 코로나19 이전의 워크플레이스로 복귀하려는 기업들은 거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코로나19 영향 설문조사를 볼 때 사람들, 특히 사무직 직원들이 충분히 재택근무할 수 있다는 사실이 입증됐기 때문에 ‘사무실로 복귀할 필요가 없다’라고 밝힌 기업들의 비율이 상당히 높다”라고 말했다. 

이로 인해 많은 기업들이 사무실 축소를 고려하고 있다. 하지만 사무실에 단 두 사람만 있다고 하더라도 철저하게 건강 및 안전 조치를 이행해야 한다. 휴이는 “두 명이든 스무 명이든 여전히 안전을 보장해야 한다”라고 권고했다. 

맥퀴베이는 가장 큰 과제 가운데 하나가 업무 방식 및 환경에 관한 경영진의 선입견을 바꾸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통적으로 사무실에서 일해야 생산성이 확보된다고 생각해왔던 CEO들은 이 선입견을 바꿔야 하며, 사무실에 출근한다고 해서 열심히 일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그는 말했다. 

이러한 사고방식을 받아들이지 않는 경영진은 유능한 인재를 잃게 될 위험이 있다. 여러 설문조사에 따르면 사무실로 복귀하고 싶어 하는 직원들도 많지만 압도적인 대다수가 최소한 일정 시간은 재택근무를 계속해서 하고 싶다고 밝혔다. 

또한 2020년 12월에 발표된 퓨(Pew)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재택근무가 가능하다고 말한 응답자 가운데 팬데믹이 끝난 이후에 완전한 사무실 근무를 하고 싶다고 밝힌 비율은 11%에 불과했다. 맥퀴베이는 “직원들이 사무실에 없더라도 그만큼의 생산성을 유지하고 있다는 데이터가 많다”라고 덧붙였다. 

일부 기업들은 이미 재택근무를 새로운 표준으로 채택한다고 밝혔다. 작년 10월 드롭박스는 트위터와 마찬가지로 가상 업무로 물리적인 사무실 공간을 대체한다고 발표했다. 물론 모든 사무공간을 없앤 것은 아니다. 샌프란시스코, 시애틀, 오스틴, 더블린에 온디맨드 스튜디오를 마련했다. 

한편 사무실 복귀를 고려하는 기업에서 의사결정권자들이 안전한 전환을 위해 자원을 할당하는 것에 우려하고 있을 수도 있다. 

그로스는 “이에 관한 플레이북은 없다. 소속 기업의 CEO만 하더라도 매일 나를 불러 이렇게 묻는다. ‘골드만 삭스는 어떻게 하고 있는가? 그들이 어떤 이야기를 했고 우리는 무엇을 따라 해야 하는가?’라고 말이다. 하지만 같은 맥락에서 골드만 삭스도 나를 불러 우리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묻는다. 모두 알 수 없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그로스는 건강 및 안전에 관한 우려와는 별개로, 직원들은 이러한 변화가 일의 미래(Future of work)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흥미로워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제 직원들은 어디서나 일할 수 있다는 사실에 흥분하고 있는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이를테면 미국 뉴욕에서는 재택근무와 관련해 오래전부터 사무실에 없으면 게으름을 피우고 있다는 인식이 있었다. 그로스는 “이 인식이 바뀌고 있다. 예를 들면 나는 집이나 공원 등에서 근무해도 된다. 이것이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가장 흥미로운 지점이다”라고 말했다. dl-ciokorea@foundryc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