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가 유럽에서 가장 큰 사설 AI 연구 기업 ‘사일로 AI’(Silo AI)를 인수한다. 이로써 회사는 1년도 채 되지 않는 기간 동안 AI 관련 인수를 세 번 단행했다. 엔비디아에 대항할 수 있는 AI 스택을 구축하려는 계획의 일환이다.
AMD는 10일 유럽 최대 민간 AI 연구소인 사일로 AI를 6억 6,500만 달러에 현금으로 인수하는 계약을 발표했다. 사일로 AI는 핀란드에 소재한다. 이 칩 제조사는 지난 8월 프랑스의 AI 추론 스타트업인 밈솔로지(Mipsology)를, 10월에는 소규모 오픈소스 AI 컴파일러 업체인 노드.ai(Nod.ai)를 인수한 바 있다. 당시 AMD는 1억 2,500만 달러 규모의 AI 투자 계획에 따라 해당 인수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사일로 AI 인수는 앞선 두 건의 소규모 전술적 인수와 금액 측면에서 비교된다. 현재 AI 하드웨어는 엔비디아가 지배적인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AI 칩 시장을 장악하고 있으며 AMD와 인텔과 같은 전통적인 마이크로프로세서 브랜드가 그 뒤를 쫓는 양상이다.
AI 쟁탈전
수십 년에 걸친 인텔과의 마이크로프로세서 경쟁에서 그랬던 것처럼, AMD는 시장을 지배하지만 완전히 장악하고 싶어 하지 않는 1위 업체와 대항하는 데 능숙하다. 비즈니스 분야의 압도적인 독점에 거부감을 가지며, AI도 다르지 않다. 대형 기술 플랫폼 기업들은 자사의 데이터센터를 엔비디아 하드웨어로 채우려 하면서도 자체 AI 칩에 신중하게 투자해온 이유다.
AMD는 AI에서도 다시 한 번 비슷한 역할을 맡게 됐다. 양쪽에서 압박을 받고 가운에에도 지금까지는 잘 해내고 있다. 엔비디아의 쿠다 플랫폼에 필적하는 오픈소스 ROCm 도구는 지난 12월에 출시된 인스팅트 MI300 시리즈 데이터센터 GPU와 같은 첨단 하드웨어와 함께 어느 정도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의 톱500 슈퍼컴퓨터 목록에서 알 수 있듯이, 엔비디아의 플랫폼은 여전히 하이엔드 AI 애플리케이션에서 범접할 수 없는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왜 사일로 AI인가?
2017년에 설립된 사일로 AI에 높은 가격을 지불한 것은 이 신생 기업이 우수한 노하우와 기술적 성과를 겸비하고 있어서다. 이 기업의 성과에는 강력한 슈퍼컴퓨터 중 하나인 핀란드 소재 380페타플롭의 LUMI에서 LLM을 구동한 것이 포함된다. 이 슈퍼컴퓨터는 AMD의 3세대 에픽 64코어 CPU와 1만 2,000개 이상의 인스팅트 MI250X GPU를 사용한다.
사일로 AI는 또한, 300명으로 구성된 엔지니어 및 AI 컨설턴트 팀과 200개 이상의 상용 프로젝트를 통해 수집한 흥미로운 고객 목록을 확보한 사일로 OS(Silo OS)를 보유하고 있다.
거래와 관련해 인적 자원에도 주목할 만하다. 다른 신흥 기술 분야와 마찬가지로, 이 분야는 전문 지식과 아이디어가 관건이다. AI 프로젝트를 비즈니스에 적용할 수 있는 실용적인 지식을 갖춘 엔지니어는 전 세계적으로 여전히 부족하다. 지금 당장 이들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향후에는 가격 대비 성능 싸움이 벌어질 것이며, 장기적으로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이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이 하이퍼스케일러들은 방대한 고객 기반에 AI 추론 능력을 판매하기 위해 자체 AI 칩을 설계하느라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비록 현재까지는 엔비디아의 칩에 크게 의존하고 있기는 하지만 이들은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흥미로운 질문은 엔비디아가 언젠가는 새로운 유형의 AI 지향 하이퍼스케일러로서 대열에 합류할지다.
AMD는 사일로 AI 인수 계약이 2024년 하반기에 종료될 것이며, CEO 겸 공동 설립자인 피터 사린이 회사의 AI 팀을 계속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린은 AMD 수석 부사장 뱀시 보파나에게 보고하게 된다. dl-ciokorea@foundryc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