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기다림 끝에 마이크로소프트가 홀로렌즈 개발 키트를 3,000달러에 공식 출시했다. 이 키트는 개발자가 홀로그래프 애플리케이션을 위한 테스트베드로 활용할 수 있는 제품이다. 게다가 마이크로소프트는 홀로렌즈 플랫폼용으로 개발한 자체 게임(!)과 앱도 발표했는데, 이 중 몇 가지는 정말 놀랍다.
이들 게임과 앱은 마이크로소프트 개발자 사이트에서 찾을 수 있는 마이크로소프트 자체 개발 도구를 보완한다(모든 앱은 엄밀히 말해 윈도우 10용으로 코딩되었지만, 홀로렌즈 전용 앱의 정식 명칭은 윈도우 홀로그래픽 앱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 사이트에 홀로렌즈용 홀로그래프 앱을 코딩하는 방법에 대한 안내를 포함한 여러 가지 동영상과 문서를 게시해두었다. 코드를 테스트할 수 있는 홀로렌즈 에뮬레이터까지 있다.
또한 홀로렌즈의 가능성을 보여주기 위한 목적의 몇 가지 신기한 앱과 게임도 있다. 일부는 이미 본 것이지만 새로운 것들도 있다. 아마 마이크로소프트 개발자들은 이미 하드웨어를 직접 테스트해 봤을 것이다. 제대로 잘 만드렁진 홀로렌즈용 홀로그래프 앱은 어떤 모습일까? 마이크로소프트의 데모 앱은 개발자에게 그 기준을 명확하게 보여준다. 지금부터 하나씩 살펴보자.
홀로스튜디오(HoloStudio)
마이크로소프트 홀로스튜디오는 완성도가 꽤 높은 3D 사물 제작 앱이다.
홀로스튜디오는 2015년 1월 홀로렌즈 데모에서 처음 공개된 앱 중 하나로, 필자는 당시에도 라이브로 직접 봤다. 그 때도 놀라울 정도로 완성도가 높았는데, 지금도 여전히 놀랍다. 일종의 3D 사물 제작 키트라고 생각하면 된다. 다른 앱에서 파일을 가져올 수 있지만, 생생하고 만화 같은 느낌의 인터페이스를 통해 직접 만들 수도 있다. 모든 모델은 허공에 떠 있으므로 주변을 걸어 다니면서 어느 각도에서든 모델을 관찰할 수 있다.
스카이프 홀로그래픽(Skype Holographic)
스카이프 홀로그래픽을 사용하면 가상 스카이프 창을 물리적 공간 내에서 이리저리 움직일 수 있다.
스카이프 홀로그래픽 버전도 마이크로소프트가 1년 전 개발 당시 공개한 앱이다. 따라서 필자는 이 앱 역시 몰입도 높은 환경을 제공할 것임을 이미 알고 있었다.
필자는 지난 1월 스카이프를 통신 도구로 사용해서 실제 전등 스위치의 배선을 바꾸는 경험을 했다. 스카이프 창을 이리저리 끌어서 가이드와 마주보고 대화하거나 옆으로 밀어놓고 작업에 집중할 수 있었다. 눈 앞에 보이는 것을 공유할 수 있었으므로 스카이프 대화 상대는 디지털 잉크를 사용해 필자가 해야 할 일을 강조해서 표시할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증강 현실 비전을 보여주는 강력한 데모였다.
액션그램(ActionGram)
액션그램에 대해서는 그다지 알려진 바가 없지만, 최근 초기 개발자 코드 일부가 유출됐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 앱을 “홀로그래프 콘텐츠를 현실 세계에 혼합하여 누구나 매력적이고 재미있는 비디오를 만들 수 있게 해주는 앱”으로 소개하고 있다. 홀로그램이 적용된 인스타그램처럼 느껴진다.
홀로투어(HoloTour)
마이크로소프트는 홀로투어의 기능에 대해 아무런 설명도 제공하지 않았지만 구글 어스나 빙 지도의 홀로렌즈 버전 정도로 판단된다. 마이크로소프트에서 홀로렌즈를 책임지는 쿠도 추노다 부사장의 블로그 게시물에 따르면 다른 장소로 가상으로 이동하고 실제 거기 있는 것처럼 경험할 수 있다고 한다. 추노다는 예를 들어 로마, 마추픽추와 같은 장소를 고해상도 360도 파노라마 디스플레이로 볼 수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여러분이 정작 궁금한 것은 게임일 것이다. 이제부터 게임을 보자.
마이크로소프트의 홀로렌즈용 프래그멘트 게임에서 가상의 범죄 용의자가 게이머 바로 옆에 앉아 있다.
프래그멘트는 대단히 흥미로운 게임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설명에 따르면 “게이머 주변에서 펼쳐지는 혼합 현실 범죄 드라마”다. 셜록 홈즈 드라마를 기반으로 하는데, 범죄 용의자가 221B 베이커 거리에 있는 주인공의 집을 실제로 찾아온다. 즉, 가상 현실 “캐릭터”가 실제 소파에서 내 바로 옆에 앉아서 이야기하는 모습을 경험하게 된다.
게임 개발자는 프래그멘트를 설명하는 비디오에서 커피 테이블 뒤에 가상 성냥갑을 어떻게 숨기는지 설명한다. 홀로렌즈는 사용자의 거실을 “지도화”할 수 있으므로 캐릭터가 기댈 수 있는 표면이 어디인지, 또는 밸브나 금고를 투영할 수 있는 벽면이 어디 있는지를 안다. 그만큼 더욱 현실적으로 느껴진다. 추노다는 “자신의 거실이 이야기의 무대로 사용되므로 그 공간에서 디지털적으로 일어난 일을 실제처럼 기억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영 콘커(Young Conker)
영 콘커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첫 홀로렌즈용 플랫폼 게임이다.
과거 거대 대변 괴물과 싸웠던 그 콘커 그대로 가상 버전이 등장했다. 이번에는 행동거지가 좀 나아졌기를 바란다.
이번 콘커 버전이 특별한 이유는 게임이 사용자의 거실, 침실 또는 사무실에서 진행된다는 데 있다. 추노다는 “모든 사람들이 동일한 디지털 제작 레벨에서 플레이하는 전통적인 비디오 게임과 달리 영 콘커는 각 레벨이 실제 게이머 주변 환경에 맞추어 구성된다”면서 “게이머마다 실제 환경은 다르므로 모든 사람들이 각자 고유한 게임플레이 경험을 얻게 된다”고 말했다.
즉, 콘커가 내 커피 테이블을 가로질러 뛰거나 거실 벽을 기어오를 수 있다. 홀로렌즈 게이머들은 방에서 방으로, 건물에서 건물로 돌아다니면서 실제 사물을 통해 자기만의 레벨을 만들며 즐기게 될 것이다.
로보레이드(RoboRaid)
마이크로소프트의 홀로렌즈용 로보레이드에서는 벽에 가상 구멍을 낼 수 있다.
마지막으로 로보레이드가 있다. 로보레이드는 마이크로소프트가 과거에 공개한 게임이다. 서피스 프로 발표 행사를 지켜봤다면 가상 로봇이 벽에서 튀어나오는 게임의 시연을 기억할 것이다. 그 게임이 8명으로 구성된 한 팀이 12주에 걸쳐 만든 로보레이드(과거 이름은 프로젝트 X-레이)다. 마이크로소프트에 따르면 대규모 개발 회사가 아니어도 홀로렌즈용 앱을 만들 수 있음을 명확히 입증하는 게임이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이번에 넣지 않은 게임은 마인크래프트(Minecraft)다. 마인크래프트도 1년 전에 공개되었으므로 향후 다시 등장할 것이 확실시된다. 아무튼 지금까지의 마이크로소프트 홀로렌즈 계획은 아주 긍정적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editor@itworl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