칩 제조 기업들이 AI 칩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 첨단 소프트웨어 역량을 확보하고 있다. 원문보기:

전통적으로 하드웨어 혁신에 집중해 온 칩 제조 기업들이 소프트웨어의 역할을 인식하면서 AI 환경도 혁신적인 변화를 겪고 있다. 이런 전략적 변화로 인해 AI 경쟁에서는 소프트웨어 전문성이 하드웨어 기술만큼이나 중요해지고 있다.
AMD의 최근 인수 사례
AMD가 최근 유럽 최대 사설 AI 연구소인 사일로AI(Silo AI)를 인수한 사례는 이 같은 트렌드를 잘 반영한다. 사일로AI는 AI 모델, 특히 AMD의 핵심 분야가 된 대규모 언어 모델(LLM)의 개발 및 배포에 풍부한 경험을 가진 기업이다.
일부 전문가는 이번 인수가 AMD의 AI 소프트웨어 역량을 개선할 뿐만 아니라, 사일로AI가 문화적 특성을 고려한 AI 솔루션 개발로 명성을 다진 유럽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의 파트너 겸 공동 설립자인 닐 샤는 “사일로AI 인수는 소프트웨어 툴(사일로 OS)에서 서비스(ML옵스)에 이르기까지 AMD의 역량 격차를 해소해, 주권 및 오픈소스 LLM을 맞춤화하는 동시에 유럽 시장에서의 입지를 확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AMD의 사일로AI 인수는 밉솔로지(Mipsology) 및 노드AI(Nod.ai) 인수 때와 마찬가지로 강력한 AI 소프트웨어 생태계 구축 의지를 나타낸다고 볼 수 있다. AI 모델 최적화 및 컴파일러 기술에 대한 밉솔로지의 전문성과, 오픈소스 AI 소프트웨어 개발에 대한 노드AI의 기여 덕분에 AMD는 AI 전략 가속화를 위한 포괄적인 도구 및 전문성을 갖췄다.
사이버미디어 리서치의 산업 연구 그룹 부사장 프라부 람은 “이런 전략적 움직임은 플랫폼 전반에서 유연성과 상호 운용성을 원하는 기업을 위해 맞춤형 오픈소스 솔루션을 제공하는 AMD의 역량을 강화한다. 사일로AI의 기능을 통합함으로써 AMD는 다양한 고객 니즈에 폭넓게 어필하는 AI 시스템 개발, 배포 및 관리를 위한 포괄적인 제품군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목표는 개방성 및 상호 운용성을 지향하는 업계 트렌드에 발맞춰 접근 가능한 개방형 AI 솔루션 서비스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는 AMD의 시장 입지와도 맞닿아 있다”라고 분석했다.
AMD를 넘어 업계 전반으로 확장되는 트렌드
소프트웨어 확보로의 전략적 전환은 AMD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엔비디아나 인텔 등 다른 거대 반도체 기업들도 소프트웨어 기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자체 소프트웨어 스택을 개발하고 있다.
샤는 “엔비디아의 성공을 보면 실리콘보다도 컴퓨팅 플랫폼 위에 제공하는 소프트웨어(CUDA)와 서비스(ML옵스, TAO 등이 포함된 NGC)가 원동력이었다고 할 수 있다. AMD는 이를 인식하고 고객이 AI 솔루션 개발 및 배포를 가속화할 수 있는 E2E(End-to-End)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소프트웨어(ROCm, 라이젠 Aim 등) 및 서비스(Vitis) 역량 구축에 투자해 왔다”라고 설명했다.
엔비디아가 최근 AI 워크로드 관리 및 인프라 최적화를 전문으로 하는 런AI(Run:ai)와 쇼어라인IO(Shoreline.io)를 인수한 것도 AI 시스템의 성능과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데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을 인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칩 제조 기업들이 목표를 향해 모두 동일한 길을 따른 것은 아니다. 테크인사이트의 반도체 분석가인 매니쉬 라왓은 AI 기반 산업에서 확고한 발판을 마련한 엔비디아의 AI의 생태계가 대부분 독점 기술과 강력한 개발자 커뮤니티를 통해 구축됐다고 언급했다.
라왓은 “사일로AI 인수를 통한 AMD의 접근 방식은 AI 소프트웨어 역량을 확장해 진화하는 AI 환경에서 엔비디아에 맞서 경쟁력을 갖추려는 노력을 의미한다”라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된 또 다른 예로 인텔이 실시간 연속 최적화 소프트웨어 업체인 그래뉼레이트(Granulate Cloud Solutions)를 인수한 사례를 들 수 있다. 그래뉼레이트는 클라우드 및 데이터센터 고객이 컴퓨팅 워크로드 성능을 최적화하는 동시에 인프라 및 클라우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차별화를 주도하는 소프트웨어
반도체와 소프트웨어 전문성의 융합은 단순히 경쟁사를 따라잡기 위해서가 아니라 AI 분야에서 혁신과 차별화를 주도하려는 목적도 있다.
소프트웨어는 특정 하드웨어 아키텍처에 맞게 AI 모델을 최적화하고 성능을 개선하며 비용을 절감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따라서 일부 전문가는 소프트웨어가 AI 칩 시장을 좌우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아말감 인사이트의 CEO 겸 수석 애널리스트인 박현은 “더 큰 그림은 AMD가 AI 분야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엔비디아와 경쟁하고 있다는 점이다. 궁극적으로 이 문제는 누가 더 나은 하드웨어를 만드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누가 실제로 잘 관리되고 고성능을 내며 시간이 지나도 쉽게 지원할 수 있는 엔터프라이즈급 솔루션의 배포를 뒷받침할 수 있느냐의 문제다. 리사 수와 젠슨 황은 모두 기술 분야에서 뛰어난 리더지만, 궁극적으로는 둘 중 한 명만이 AI 하드웨어 시장의 리더로서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라고 평가했다.
풀스택 AI 솔루션의 부상
칩 제조 기업의 제품에 소프트웨어 전문성이 통합되면서 풀스택 AI 솔루션도 등장하고 있다. 솔루션은 하드웨어 가속기와 소프트웨어 프레임워크부터 개발 도구와 서비스에 이르는 모든 것을 포괄한다.
포괄적인 AI 기능을 제공함으로써 칩 제조 기업은 클라우드 기반 AI 서비스부터 엣지 AI 애플리케이션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고객과 사용 사례에 대응할 수 있다.
샤는 예를 들어 사일로AI가 무엇보다도 AI 모델 최적화, 맞춤형 LLM 등을 연구하는 숙련된 인재 풀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사일로AI의 사일로OS는 고객이 고급 도구와 모듈식 소프트웨어 구성 요소를 활용해 필요에 맞게 AI 솔루션을 맞춤화하도록 지원하는 매우 강력한 제품군이다. 이는 AMD에 있어 큰 격차였다.
샤는 “사일로AI는 또한 플랫폼 기업이 확장 가능한 방식으로 AI 모델을 배포, 개선 및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중요한 기능인 ML옵스를 제공한다. 이는 AMD가 소프트웨어 및 실리콘 인프라 위에 서비스 계층을 개발하는 데 유용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엔터프라이즈 기술에 대한 영향
칩 제조 기업이 순수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 툴킷과 서비스 제공으로 전환하는 추세는 엔터프라이즈 기술 기업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샤는 이러한 전환이 엔터프라이즈 및 AI 개발자가 특정 칩의 성능을 향상시키기 위해 AI 모델을 미세 조정하고 학습 및 추론 단계에 모두 적용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런 추세는 제품 출시 기간을 단축할 뿐만 아니라 하이퍼스케일러든 온프레미스 인프라를 관리하는 파트너이든 관계없이 에너지 사용량을 개선하고 코드를 최적화해 운영 효율성을 높이고 총 소유 비용(TCO)를 절감하는 데 도움이 된다.
샤는 “또한 칩 제조 기업이 이런 개발자를 플랫폼과 생태계에 고정시키고 그 위에 소프트웨어 툴킷과 서비스를 수익화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이는 반복적인 수익을 창출해 칩 제조 기업이 재투자하고 수익을 높일 수 있도록 한다. 투자자들은 이 모델을 좋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AI 미래는 소프트웨어 중심 환경
AI 경쟁이 계속 진화하면서 소프트웨어에 대한 관심도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칩 제조 기업들은 소프트웨어 기업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자체 소프트웨어 스택을 개발하며, 더 광범위한 AI 커뮤니티와 협력해 활기차고 혁신적인 AI 생태계를 조성할 것이다.